수행하면서 알게 된 말의 중요성, 한마디를 하기 전에 배운 것

 사람은 하루에도 참 많은 말을 합니다. 필요한 말을 하기도 하고, 생각나는 대로 말을 내뱉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고 사찰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저는 말이 단순히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만은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수행을 하면서 달라진 것은 말을 잘하는 것보다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상대방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대답하려고 했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설명하고 싶었고, 오해를 받으면 곧바로 풀어야 마음이 편했습니다. 그런데 사찰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 말을 하기 전에 잠시 멈추는 습관 사찰에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합니다. 각자의 성격도 다르고 생활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아침부터 여러 가지 일을 함께하다 보면 사소한 의견 차이가 생길 때도 있습니다. 청소하는 방법이나 일을 나누는
과정에서 생각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어느 날 저도 상대방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바로 말을 하려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멈추었습니다. ‘지금 내가 꼭 이 말을 해야 하는가?’ 그 질문을 마음속으로 한번 해보았습니다. 말하지 않고 지나가도 되는 일이었는데 순간적인 감정 때문에 말을 꺼내려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마음에 불편한 일이 생기면 바로 말하기보다 잠시 기다려보려고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처음보다 화가 많이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 같은 말도 마음에 따라 다르게 들립니다 수행하면서 느낀 또 하나는 말의 내용만큼 말하는 사람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부탁이라도 짜증이 섞이면 상대방은 지적을 받는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드러운 마음으로 이야기하면 같은 내용도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말을 하고 나서 뒤늦게 ‘조금 더 부드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하고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말을 잘못해서 큰 문제가 생긴 경우도 있지만, 아주 평범한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오래 기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말을 하기 전에 내용보다 먼저 내 마음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지금 내가 화가 난 상태인지, 상대방을 도와주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내 생각을 인정받고 싶은 것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 말하지 않는 것이 항상 정답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행을 하면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말은 해야 합니다. 잘못된 일을 보았을 때 알려야 할 때도 있고,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제가 배운 것은 말을 줄이는 것보다 불필요한 말을 줄이는 것에 가까웠습니다. 침묵해야 할 때와 말해야 할 때를 구분하는 것이 오히려 어렵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느꼈습니다. 때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상대방을 더 답답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말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말이 지금 필요한가’를 먼저 생각합니다. ■ 한번 나온 말은 다시 주워 담기 어렵습니다 사찰에서 생활하면서 사람들과 지내다 보면 말의 흔적이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는 것을 느낍니다. 내가 가볍게 한 말은 금방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일수록 말을 쉽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편하다는 이유로 표현을 함부로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까운 사람에게 하는 말일수록 조금 더 조심하려고 합니다. 좋은 말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 “고맙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 “괜찮습니다.” 이런 평범한 말 한마디도 상대방의 하루를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짜증 섞인 한마디는 별일 아닌 상황을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 수행은 말투에서도 드러난다고 느낍니다 수행을 하면서 저는 마음이 변하면 행동도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 변화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 중 하나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를 내면서 수행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화가 올라오는 순간 잠시 말을 멈추는 것이 저에게는 더 어려운 수행이었습니다. 아직도 항상 잘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말을 하고 나서 후회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고 자신을 탓하기보다 다음에는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자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수행은 한 번에 사람이 달라지는 일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자신을 살펴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말 한마디를 바꾸면 관계도 달라집니다 사찰 생활을 오래 하면서 알게 된 말의 중요성은 특별한 가르침에서만 배운 것이 아닙니다. 함께 밥을 먹고, 청소를 하고, 일을 나누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평범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웠습니다. 결국 말은 마음에서 나옵니다. 마음이 급하면 말도 급해지고, 마음에 화가 있으면 말에도 그 기운이 묻어납니다. 그래서 저는 좋은 말을 많이 하려고 하기보다 먼저 마음을 조금 편안하게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말이라면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말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말이 되도록 노력합니다. 예전보다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멈추게 된 것만으로도 제 생활에는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내 말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마음으로 전해질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찰에서 배운 말의 중요성은 결국 상대방을 위한 배려이면서 동시에 내 마음을 살피는 수행이기도 했습니다. 오늘도 말을 하기 전에 잠시 멈추어 봅니다. ‘이 말이 꼭 필요한가?’ 그리고 가능하다면, 조금 더 따뜻한 말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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